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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넥트 일상을 위협하는 SNS의 양면성

by 세남매1000 2023. 2. 18.

영화 머더볼을 연출한 헨리 알렉스 루빈 감독의 작품이며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SNS가 초래한 소통의 단절과 디지털 범죄를 다룬 옴니버스 영화로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려냈고 SNS 시대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담은 작품입니다. 2012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탁월한 연출력을 인정받았습니다.

 

 

 

1. 영화 줄거리

한 지역 방송사의 기자 니나는 특종을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찾고 있다가 인터넷 성인방송 사이트에 접속합니다. 1대 1 채팅방을 클릭하자 그녀를 반기는 앳된 소년이 등장합니다. 니나가 접속한 사이트는 미성년자의 성을 파는 불법 사이트였습니다. 얼마간 소년과의 대화를 주고받은 니나는 자신의 얼굴도 기꺼이 공개하며 그와의 거리감을 좁혀갑니다. 얼마 후 채팅방의 소년 카일을 만나 직접 인터뷰를 제안합니다. 그러나 당황한 카일은 마지못해 니나의 명함을 받고 일찌감치 자릴 떠버립니다. 그날 밤 불법 성인사이트 포주에게 한 소년을 데려온 카일은 자신보다 어린 소년의 성을 사려는 어른들을 보며 심경의 변화가 온 건지 니나의 인터뷰 요청을 수락합니다. 카일의 협조로 성공적인 기획보도를 마친 니나는 그녀의 바람대로 단박에 성공을 거머쥡니다. 한편 장난기 가득한 사춘기 소년 제이슨과 프라이는 짓궂은 장난을 치다가 뜻하지 않게 지나가던 벤과 눈이 마주칩니다. 그들을 한심한 듯 바라보던 그가 몹시 불쾌한 두 소년은 그날 밤 같은 학교에 다니던 벤을 골탕먹이기로 합니다. 벤의 SNS를 통해 그의 관심사를 훑어본 그들은 곧 가짜 계정을 만들어 그에게 접근합니다. 벤은 친구 하나 없던 외로운 왕따였고 제각기 바쁜 일상을 보내던 가족들은 현재 그의 안식처가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벤을 골탕 먹이는 제이슨 또한 아버지와 교감하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도 위로와 공감을 나누지 못하는 제이슨과 벤입니다. 벤이 유일하게 호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음악을 화면 너머의 제시카가 알아주고 어느새 벤을 가지고 놀던 제이슨도 자신과 비슷한 그의 외로움에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이슨의 동정과 공감이 친구에게 웃음거리가 되자 센척하려던 그가 결국 사고를 치고 맙니다. 제이슨은 나체 사진과 함께 은밀한 메시지를 벤에게 전송하고 짧은 시간 제시카를 믿고 의지했던 벤도 나체사진을 찍어 그녀에게 답장을 보내지만 결국 사고가 터져버립니다. 유일한 도피처였던 음악도 이제 그를 잡아주지 못합니다. 그리고 비극적인 사고 이후 관계가 소원해진 한 부부가 있습니다. 아이를 잃은 고통으로 자신만의 동굴에 깊이 들어가 버린 남편 데릭과 낯선 이들과의 채팅으로 위안을 받던 신디입니다. 데릭 또한 출장지에서의 무리함을 도박 사이트에서의 게임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족한 게임머니를 결제하려던 그가 무언가 잘못된 걸 깨닫습니다. 카드뿐만 아니라 부부의 공동계좌 잔고도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부부는 즉시 이를 경찰에 신고하지만 당장 파산에 직면한 그들은 사설탐정 마이크를 고용합니다. 부부는 거리로 앉을 위기에 놓입니다. 다급해진 데릭은 탐정이 건넨 용의자의 정보를 보고 그를 직접 찾아갑니다. 한편 아들의 극단적인 선택에 몹시 충격을 받은 리치는 이제야 외톨이 아들의 지난 흔적을 살펴봅니다. 죄책감에 빠져있던 제이슨이 고민 끝에 답장을 보냅니다. 얼마간 벤의 아버지와 메시지를 주고받은 제이슨은 리치와의 대화가 길어질수록 그의 따뜻함에 흔들립니다. 이를 자세히 알아보려던 변호사 리치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미성년자 성착취 현장을 고발한 니나의 보도를 본 FBI는 그녀의 취재 과정을 빌미로 취재원 정보를 요구합니다. 카일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다던 니나는 변호사 리치에게 직설적인 충고를 듣습니다. 낌새를 알아차린 사이트의 포주가 아이들을 데리고 도주하자 니나를 믿고 주소를 알려준 카일은 몹시 당황합니다. 카일에 대한 걱정과 죄책감에 사로잡힌 니나가 결국 곤경에 빠진 그를 데리러 갑니다. 한편 용의자의 주소지로 무작정 찾아온 데릭과 신디는 잃어버린 돈을 되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잔뜩 희망에 부풉니다. 늦은 밤 용의자의 집을 감시하던 이들은 마이크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됩니다. 그도 피해자였단 사실에 이들의 희망은 거품처럼 사라집니다. 한편 제이슨은 밀려오는 죄책감에 벤의 병실을 찾고 그날 밤 아빠의 프로그램으로 제시카의 기록을 모조리 삭제하려던 제이슨은 그만 아빠 마이크에게 모든 것을 들켜버리고 맙니다. 큰 소리로 다그치는 아빠에게 제이슨도 쌓였던 감정이 폭발합니다. 마음이 복잡해진 마이크는 결국 엇나간 아들의 기록을 삭제합니다. 하지만 곧 이 모든 게 제이슨의 짓임을 알게 된 리치는 제이슨의 집으로 향하고 아들을 보호하려던 마이크도 어쩔 수 없이 방어에 나섭니다. 또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무작정 자신을 찾아온 니나에게 카일은 정곡을 찌르는 말을 내뱉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였던 남자도 마냥 당하고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총을 빼앗은 데릭은 그간 아내가 그에게서 위로받은 걸 깨닫자 그만 고개를 떨굽니다.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현실로 돌아갑니다. 현대인들은 고독과 외로움을 가상의 공간에서 채우려 합니다. 그들의 도피처가 된 가상공간도 실은 현실과 다르지 않습니다. 특정인만의 문제가 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야기 영화 디스커넥트였습니다.

 

2. 영화가 현실감이 넘친 이유 

우리의 현실과 닮아있어 더욱 공포스러운 각종 사이버 범죄를 모아놓은 영화로 특히 에피소드들이 실감나고 현실감이 넘쳤습니다. 헨리 알렉스 루빈 감독의 첫 번째 작품인 머더볼은 장애인 럭비 선수들에 관한 다큐멘터리인데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헨리 알렉스 루빈 감독은 영화 제작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다큐멘터리 만드는 것처럼 접근을 했다고 합니다. 영화 속 인물들과 같은 경험을 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심층 인터뷰를 했고 그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영화의 사실감이 훨씬 살아났습니다.

 

3. 소통의 단절이 부른 비극인 디스커넥트

애초에 주인공들은 일상 속 소통에 실패하였으며 현실의 소통은 단절된 채 그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소통 창구가 바로 SNS이고 그 곳에서 위로를 찾았습니다. SNS는 사람들이 더 이상 권력 기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모두 자유롭게 논쟁하고 소통하는 창이었습니다. 그러나 SNS는 소통의 창에서 단절의 도구로 전락하였고 결국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어버렸습니다. SNS의 양면성은 요리를 만드는 순기능과 사람을 죽이는 역기능을 가진 칼의 역설과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코로나 19 사태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권장되는 요즘 온라인만이 사회적 교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렇듯 인간적 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한편 인간관계의 단절도 제공하는 양면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4. 영화 속 사이버 범죄들

영화 속 데릭과 신디의 상황을 보면 채팅 중 해킹으로 인해 전 재산을 잃게 됩니다. 이 사이버 금융 사기 수법은 파밍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용자의 기기를 조작해 금융 정보를 탈취하는 것입니다. 현실에서도 자주 쓰이는 금융 사기 수법입니다. 이런 해킹 피해의 이유는 현대인들이 클릭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나체 사진을 유포 당한 벤의 상황은 누구나 쉽게 당할 수 있는 사생활 유포 범죄입니다. 이런 사생활 유포 피해 시 대처 방안 중 가장 신속한 대처법은 112 신고이지만 실제로는 경찰 신고 시 자신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경찰 신고를 꺼리게 만듭니다. 그런 경우 여성긴급전화 1366을 추천하는데 신고자의 신원을 철저히 보호해 주고 디지털 성 착취물의 삭제와 폐기를 도우며 여성이 안심하고 상담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영화 속 또 다른 사이버 범죄는 불법 인터넷 성인 방송을 하던 카일의 이야기입니다. 미성년자를 골라 볼 수 있게 한 성인 사이트로 미성년의 성을 착취하는 성범죄이며 채팅뿐 아니라 성매매 알선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만연한 불법 성인 방송이 심각한 상황이며 이러한 불법 영상물을 유통하는 웹하드를 통해 심지어 불법 성인물 업로더와 웹하드의 유착 관계가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일반인 몰카 등 리벤지 성범죄물 영상을 유통하는데 가장 끔찍한 점은 불법 촬영물로 인해 끝내 견딜 수 없어서 자살한 피해자의 영상물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불법 촬영물은 야동이 아닌 성 착취물이며 이제는 성 착취물을 음란물로 치부했던 잘못된 성 인식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5. N번방 사건이 시작된 계기

2016년 소라넷이 결국 폐쇄가 되는데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고 2년 뒤인 2018년에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를 통해서 디지털 성범죄 공간을 새롭게 찾아냅니다. 갓갓이라는 인물이 텔레그렘에 채팅방을 개설하고 1번에서 8번 방까지 채팅방 별로 각각 다른 성 착취물을 공유합니다. 피해자의 나체 사진 등을 찾아내거나 받아내 약점을 확보하고 그들의 신상을 알아낸 뒤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어 보내도록 강요합니다. 이렇게 피해자의 약점을 이용한 악랄한 수법이 계속해서 이어져 온 것입니다. 그 이후에 수많은 파생방이 생겨났고 N번방보다 더 자극적이고 잔인한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박사방이 만들어졌습니다. 박사방에서는 피해자들을 노예로 칭했고 심지어 피해자의 신체 일부에 칼로 노예나 박사라는 단어를 새기게 하는 등 끔찍한 수법으로 피해자를 겁박했습니다. 그리고 성 착취에 가담하지 않는 참여자는 퇴장시킨다는 규칙을 적용하고 채팅방 참여자들의 신분증을 요구한 뒤 영상은 암호 화폐로 거래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직접 N번방 사건을 취해한 기자분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언론 매체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도된 내용은 실제 사건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보도가 불가능할 정도로 잔혹하고 잔인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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