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아동학대 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출세를 바라던 변호사 정엽이 어린 남매가 당한 학대의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입니다. 친동생을 죽였다는 소녀의 믿을 수 없는 자백을 소재로 소녀가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변호사 정엽과 자신을 돕겠다고 하는 어른들을 의심하는 소녀 다빈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1. 영화 줄거리
대형 로펌에 입사를 준비하는 변호사 정엽은 동기들 사이에서도 속물스런 사람으로 평가됩니다. 그는 오직 성공만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누나는 뜬구름만 잡고 있던 동생이 늘 걱정거리였습니다. 결국 누나의 등쌀에 밀려 복지관에 찾아간 정엽은 큰 기회가 찾아오기 전까지 당분간 자리만 지키려 합니다. 한편 남매 다빈이와 민준이는 얼굴도 모르는 돌아가신 엄마가 늘 그립습니다. 동생을 살뜰히 보살피던 어른스러운 다빈이도 실은 엄마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 남매에게 평소 관심조차 없던 아빠가 웬일인지 누군가를 소개합니다. 엄마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 아이들은 엄마가 된 지숙을 잘 따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없이 친절했던 새엄마가 갑자기 돌변합니다. 지숙은 아이들의 흔한 실수조차 그냥 넘어가질 않습니다. 그렇게 매일 새엄마의 폭행에 시달리던 다빈이가 경찰에 신고해 보는데 마치 정엽이 복지사와 함께 다빈이를 찾아옵니다. 하지만 뻔한 학대 정황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방법이 없던 기관은 아이를 다시 돌려보냅니다. 그럼에도 세상을 향한 다빈이의 구조요청은 계속되고 여전히 묵살되기를 반복합니다. 사정은 딱하지만 아이들 문제에 별 관심이 없던 정엽은 뜻하지 않게 많은 학대에 노출된 남매의 행동을 보게 됩니다. 그런 정엽에게 마음을 연 남매의 방문은 계속되고 하루빨리 이곳을 벗어 날 궁리만 하던 그는 아이들이 마냥 귀찮아집니다. 정엽이 무료한 시간을 억지로 때우고 있던 그때 지인에게 대형 로펌 면접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그는 서울로 올라갈 생각에 아이들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아쉬워하는 민준이에게는 고릴라 인형을 주고 또 다빈이에겐 자신의 명함을 주고 서둘러 떠납니다. 원하던 대로 대형 로펌에 취직한 정엽은 아이들을 까맣게 잊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건넨 그 명함과 돈이 훗날 문제가 됩니다. 있으나 마나 한 아빠의 무관심 속에 새엄마의 폭행은 더욱 잔인해집니다. 아이의 선생님으로부터 소식을 듣고 마지못해 달려온 정엽에게 다빈이는 자신들을 데리고 떠나 달라는 말을 합니다. 정엽은 마지막으로 남매를 돕기 위해 부모를 찾아가 보지만 그동안 냉소적으로 일을 처리하던 복지사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한편 여전히 지옥에 살고 있는 다빈이에겐 이제 이웃들의 관심도 버겁기만 합니다. 아무도 구해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아이가 절망에 빠질 때쯤 정엽은 출세의 탄탄대로에 첫걸음을 뗐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관심에서 멀어져 간 아이들에게 문제의 그날이 찾아옵니다. 이성을 잃은 지숙은 급기야 다빈이에게 동생을 폭행하라 강요합니다. 이를 목격한 많은 이웃들의 침묵 속에 가엾은 민준이는 결국 사망합니다. 그런데 얼마 후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모두를 충격에 빠뜨립니다. 혼자 남은 다빈이는 더욱 지숙에게 복종하고 아무도 자신을 구해줄 수 없다는 생각에 오히려 그녀에게 의존합니다. 남매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잡힌 정엽은 힘들게 입사한 로펌을 떠날 큰 결심을 합니다. 또 동기들과 함께 다빈이를 구할 방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렇게 다빈이에게 미안함을 가진 어른들의 힘을 모아 지숙을 고소합니다. 강제로 탄원서를 써야 했던 다빈이에게 정엽이 보낸 사과의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새엄마에게 들켜버린 아이는 무참히 짓밟혀버립니다. 지숙은 뻔뻔하게도 아이를 데리고 나가려는 정엽을 끝까지 막아봅니다. 결국 누나의 집으로 아이를 데려와 보호하지만 남보다 못한 다빈이의 아빠가 찾아와 행패를 부립니다. 눈곱만큼도 딸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던 아빠는 오히려 지숙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를 겁박합니다. 그런 아빠의 겁박에 다빈이는 입을 닫아버립니다. 재판이 다 끝나도록 겁에 질려있는 다빈이의 마음을 돌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소중한 증거물을 찾아냈습니다. 동생의 인형을 본 아이는 드디어 용기를 내 입을 엽니다. 마침 충격적인 영상 증거물도 검사 측에서 제시합니다. 그러자 방청석은 물론이고 재판에 관여한 모두가 충격에 빠집니다. 결국 악마의 민낯이 만천하게 드러나자 이제야 세상은 다빈이를 바라봅니다. 불과 몇 년 전 벌어진 충격적인 아동학대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이를 외면한 세상과 무관심이 만들어낸 예견된 비극 영화 어린 의뢰인이었습니다.
2.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2013년 12살과 8살 아동들이 폭행을 당한 후 8살 동생이 내부 장기 파열로 사망을 한 사건이 있었는데 일명 칠곡 아동학대 사건이라고 합니다. 피해자인 두 자매는 부모가 이혼한 뒤 고모와 함께 자랐다고 합니다. 그 후 아빠가 재혼하면서 아이들을 데려갔는데 그때부터 계모가 자매를 학대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주변 이웃들까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동생이 학대로 인해 사망하게 되고 계모는 동생의 언니가 때려서 죽였다고 주장을 하면서 결국 소년재판까지 가게 됩니다. 이후 심리 치료 과정을 통해 언니는 진실을 털어놓게 되고 가해자 계모는 징역 15년을 선고 받고 방관한 아버지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아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사건입니다.
3. 감독으로서 고민이 많았을 작품
세 딸의 아빠인 장규성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반성과 죄책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영화 초반 로펌 면접 장면에서 키티 제노비스 사건이 나오는데 이는 1964년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주택가에서 살해될 때 목격자 대다수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방관 심리를 보여준 사건입니다. 영화 초반 이 사건을 거론함으로 인해서 방관되는 아동학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환기시키고자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보여주는 게 인간의 솔직한 심리로 사태를 모른 척 방관하면 나의 일상은 평화롭게 유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기적인 방관자 심리가 만연할 때 제지 없는 학대에 아이들이 노출이 되는 것입니다. 키티 제노비스 사건을 통해 아동학대에 대해 방관하는 모두에게 던지는 감독의 메시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어른들의 무관심 속 점점 자라난 비극
이 영화를 보면 가장 가슴아픈게 다빈이가 적극적인 구제요청을 함으로써 피해 아동이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엄마에게 학대를 당한 뒤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아동 복지 센터에도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선생님도 바쁘다고 외면하고 경찰도 오히려 다빈이를 몰아세우며 모두가 다빈이의 노력을 외면합니다. 실제 칠곡 아동학대 사건의 신고기록을 보면 맨 처음 언니의 담임 선생님이 아동보호센터에 신고를 합니다. 하지만 신고 후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그 후 동생의 담임 선생님이 보건복지부에 두 번째 신고를 하게 됩니다. 그랬는데 계모가 아이가 계단에서 넘어졌다고 해명하자 그대로 조사가 마무리돼버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니 본인이 가까운 경찰 지구대에 신고를 하지만 이번에도 부모의 진술만 듣고 외면해 버립니다. 놀라운 사실 하나는 가해자의 남동생까지 나서서 가해자를 신고했지만 아빠의 해명만 듣고 또다시 아무런 조치 없이 철수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한 달 후 피해 아동이 사망하게 됩니다.
5. 이 사건과 비슷한 전개의 양천 아동학대 사건
끔찍한 학대로 16개월 아기의 목숨을 앗아가 사회적 공분으로 살인죄가 적용된 양천 아동학대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생후 7개월 무렵 아기를 입양한 양부모가 장기간 지속적인 학대로 인해서 9개월 만에 아기를 사망케 한 사건입니다. 안타까운건 피해 아동이 숨지기 전 무려 세 번의 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기가 사망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신고는 피해 아동의 어린이집 원장이 허벅지의 멍을 발견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를 하지만 양부모는 마사지를 해주다 생긴 것이라 해명하고 기본적인 병원의 확인조차 없이 구조 기회를 놓쳐버립니다. 마지막 신고는 어린이집에 피해 아동이 왔는데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악화된 모습에 양부모 몰래 소아과에 데려갔고 아기를 본 의사가 직접 경찰서에 신고를 하게 됩니다. 의사 소견상 즉시 분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경찰이 바로 출동을 했지만 양부모의 강한 반발 끝에 결국 분리조치에 실패하고 그로부터 한 달 뒤 피해 아동은 생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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