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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첫사랑이 생각나는 OST

by 세남매1000 2023. 1. 17.

<엽기적인 그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연출한 곽재용 감독의 작품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한 모녀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려낸 영화로 2003년 대한민국 영화대상 음악상, 2003년 춘사영화제 음악상과 조명상 2관왕을 수상하였습니다. 대세 배우인 조승우,손예진,조인성이 풋풋하고 순수한 첫사랑의 애틋함을 연기하였습니다.

 

 

 

1. 영화 클래식 줄거리

오래된 책을 다락방으로 옮기고 있던 지혜는 우연히 엄마의 비밀 상자를 발견하고 부모님의 연애 시절을 엿볼 수 있는 낡은 노트를 보며 그들의 풋풋했던 시절을 상상해 봅니다. 태수라는 친구는 어릴 적부터 정략결혼이 약속된 주희에게 보낼 편지를 대신 준하에게 부탁합니다. 놀랍게도 그해 여름 방학을 맞아 시골 삼촌댁에 갔던 준하는 그곳에서 우연히 주희를 처음 만났었습니다. 그렇게 준하는 얼떨결에 그녀와 단둘만의 시간을 갖게 되고 어느덧 패가에 도착한 두 사람은 잔뜩 긴장한 채 안으로 들어섭니다. 그런데 씩씩하게 앞장서던 준하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먼저 도망쳐버립니다. 그러자 호기심 많았던 주희도 천천히 방으로 다가가 보는데 웬 걸인을 보고 놀라 도망치고 두 사람은 한참이나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그들이 타고 왔던 배가 떠내려갑니다. 그로 인해 꼼짝없이 발이 묶여버린 두 사람은 의도치 않게 소중한 추억을 만듭니다. 주희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준하에게 헤어지기 직전 목걸이를 선물합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태수의 연애편지 상대가 주희인 것을 안 준하는 그때부터 태수의 이름으로 대신 편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이후 태수로부터 간간이 주희의 소식을 듣고 있던 준하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그날 이후 처음으로 주희를 보게 된 준하는 기뻐서 어쩔 줄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를 위해 준비한 꽃다발은 선뜻 전해 줄 수 없었고 아쉬움에 학교에 남아 그녀를 기다려봅니다. 주희 역시 오랜만에 눈인사만 나눴던 준하를 만나기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옵니다. 한편 엄마의 낡은 노트를 보며 흐뭇한 상상에 잠겨있던 지혜에게도 남모를 고민이 있습니다. 마침 연극반 선배인 상민을 좋아하고 있던 친구 수경이 대신 메일을 써주고 있던 지혜는 남몰래 상민을 짝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를 위해 마음을 숨겨야 했던 지혜는 그들 사이에서 가슴앓이만 합니다. 게다가 뒤바뀐 선물 상자 안에 있던 카드는 그녀의 희망마저 물거품으로 바꿉니다. 친구를 위해 썼을 상민의 짧은 시를 보고 마음을 단념하기로 한 지혜는 다시 엄마의 노트를 꺼내듭니다. 준하는 이번에도 태수 덕분에 주희를 만날 수 있었고 그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짧은 만남이 못내 아쉬웠던 준하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주희에게 찾아가고 주희도 주저 없이 준하에게 달려갑니다. 한편 상민을 향한 마음을 접기로 결심한 지혜는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하고 있는데 우연히 상민과 마주칩니다.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리를 피해보려던 지혜를 오히려 상민이 붙잡고 도서관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합니다. 그 순간 빗소리에 맞춰 콩닥콩닥 떨리는 마음은 그녀도 어쩌지 못합니다. 하지만 낡은 노트에 있던 주희와 준하의 사랑은 먹구름이 드리워집니다. 주희를 좋아하는 태수로 인해 두 사람은 갈등하고 결국 준하는 태수에게 모든 걸 고백합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런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된 태수는 자신의 이름을 빌려주고 그들이 예쁜 사랑을 이어 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하지만 정략결혼을 어렵게 추진한 아버지의 폭력에 짓눌린 태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다행히 태수는 목숨을 건졌지만 친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랑을 포기한 준하는 그들의 곁을 떠납니다. 한편 지혜는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됩니다. 비를 피하던 그날 자신을 보고 일부러 우산을 놓고 온 상민의 이야기를 듣고 지혜는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지혜는 지금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합니다. 그렇게 지혜와 상민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합니다. 한편 준하와 연락이 끊긴 후 홀로 지내던 주희는 우연히 마주친 태수에게 준하의 안부를 물어봅니다. 준하는 베트남전 파병길에 오르고 그를 애타게 부르는 주희를 애써 외면하지만 끝내 그녀의 목걸이를 받아 들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합니다. 하지만 전쟁의 참혹한 현장은 지옥과 같았고 치열한 전투 중에 떨어진 주희의 목걸이를 다시 찾아오던 준하는 눈앞에서 떨어진 포탄을 맞고 쓰러집니다. 시간이 흘러 그동안 준하의 소식만을 기다렸던 주희는 마침내 그와 연락이 되고 그렇게 몇 년 만에 둘은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준하는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고 말하고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왔던 주희는 그의 야속한 말에 눈물을 흘립니다. 그런데 주희는 무언가 달라진 그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준하는 전쟁에서 얻은 부상으로 시력을 잃어버린 것이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헤어져야만 했습니다. 훗날 태수와 부부가 되고 또 지혜의 엄마가 된 주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준하의 마지막 소식을 듣게 됩니다. 알고 보니 주희를 위해 결혼했다는 거짓말까지 지어낸 준하는 주희와 마지막으로 헤어지고 나서야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고 아들만 둔 채 사망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혜가 해주는 이야기를 듣던 상민은 어찌 된 이유에선지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의아해하는 지혜에게 상민은 자신의 목에 걸고 있던 아버지의 목걸이를 꺼내 들고 다시 지혜에게 걸어줍니다. 잊지 못할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한 멜로디 <클래식>이었습니다.

 

2. <클래식>의 주옥같은 OST

<클래식>의 조영욱 음악감독은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신세계, 아가씨 등 기억나는 수많은 영화의 음악을 하셨던 전설적인 OST 감독입니다. 영화와 음악이라는 카테고리의 교집합을 만들어내는 디자인을 정말 잘하는 감독으로 영화에 딱 맞는 선곡으로 영화 장면을 효과적으로 구현합니다. 음악 감독 이전에 라디오 방송 작가 출신으로 영화에 선곡하는 곡마다 차트 역주행을 시켰습니다. 뛰어난 선곡을 하는 것만으로도 시나리오 작가가 완성하지 못하는 어떤 대목에 마침표를 찍어내어 영화의 서사를 완성하는 역할까지도 수행합니다. 특히 <클래식>에서 유영석 작곡의 <사랑하면 할수록>이 대표적인데 이곡은 7 음계 중에서 주로 도레미솔라를 사용하여 장조인 듯하면서 단조인 듯한 느낌을 써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마법의 선율을 만들었습니다. 원래는 회상이라는 곡이었는데 영화 촬영 전에 곡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영화 시나리오만을 보고 다시 영화에 맞게 작곡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랑을 받은 이 영화의 메인 테마곡인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은 영화 개봉 2년 전에 자전거 탄 풍경의 데뷔 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클래식>이 영화화되기 전 곽재용 감독이 라디오에서 이 곡을 듣고 언젠가 영화에서 쓰고 싶다 생각하였고 그렇게 이 영화의 OST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클래식>은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하나의 곡이 영화에서 다양하게 변주되는 세련된 연출을 하였는데 이 곡 하나를 가지고 과거 시점에서는 네 명의 친구가 춤을 배우는 씬에서 클래식처럼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고 주희와 준하의 첫 포옹 씬에서 가사가 나오기 직전에 음악을 끊어주면서 관객들의 애간장을 녹이다가 현재시점으로 돌아와 상민과 지혜가 빗속을 달리는 장면에서 드디어 완곡을 들려주면서 갈증을 해소해 주었습니다. 하나의 곡을 음악 감독과 연출자가 제작 초기부터 협업하여 함께 영화 전체를 만들어가면서 한 단계 발전한 음악 작업을 선보인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이 영화의 말미를 장식하고 있는 두 사람의 슬픈 재회 장면에서는 고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는 곡이 쓰였는데 두 사람의 절절한 감정을 그대로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통기타의 선율과 매력적인 고 김광석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이 마치 <클래식>을 위해 만들어진 곡으로 알고 있을 정도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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