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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수많은 여성의 이야기

by 세남매1000 2023. 1. 15.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인 82년생 김지영은 김도영 감독의 연출로 1982년생 지영이 종종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일을 겪게 되면서 자신을 둘러싼 삶을 되돌아보는 이야기입니다.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로 동명의 소설인 <82년 김지영>을 원작으로 하였는데  이 소설은 출간 2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하면서 9년 만에 나온 소설 밀리언셀러로 화제를 모았고 세계 각국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100선에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1. 영화의 이야기

부당함부터 터득해야 했던 어린 시절을 보낸 지영은 직장에서도 갖은 이유를 들어 번번이 밀려납니다. 경단녀의 길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지영은 어느새 한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가 되어 있습니다. 지영의 다정한 남편 대현은 종종 다른 사람이 돼버리는 아내의 행동에 고민이 깊어갑니다. 시댁에 내려온 며느리 지영은 시어머니와 명절 음식을 차리느라 쉴 틈이 없었습니다. 드디어 지영의 친정집으로 가려는데 그때 시누이의 가족들이 도착합니다. 견디기 힘들 만큼 스트레스가 쌓이면 마치 빙의가 된 것처럼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는 지영은 다시 음식을 내오라는 시어머니의 말에 자신의 엄마로 빙의된 듯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합니다. 그런 아내가 충격을 받을까 망설이던 대현이 정신과 상담에 관해 조심스레 말을 꺼내보는데 그날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저 씩씩하게 웃어 보이는 아내에게 미안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간지러울 정도로 성가신 일들은 지영의 주변에서 매일 반복됩니다. 다시 일이라도 하면 공허한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하지만 하루 종일 아내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던 대현은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지영을 한사코 말립니다. 그러자 아내는 또다시 다른 사람이 되어 말을 꺼냅니다. 얼마 후 아들을 찾아온 대현의 어머니는 명절 때 벌어진 소동의 원인을 알게 되고 지영의 친정 엄마 미숙은 아직까지 딸의 상태를 알지 못합니다. 사실 미숙은 남자형제들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억척스럽게 살아왔습니다. 심지어 선생님이 되고 싶은 꿈마저 포기한 채 살아왔습니다. 그런 엄마는 지영의 든든한 지원군이었습니다. 미숙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남편의 생각 없는 말에 버럭 화를 내며 딸의 기를 세워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처럼 생기 있는 얼굴로 집을 나서는 지영은 예전 직장 선배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됩니다. 얼마 만에 찾은 미소인지 기뻐하는 지영을 차마 말릴 수 없던 대현은 그녀를 위해 육아 휴직이라는 큰 각오를 합니다. 하지만 대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엇 하나 순조롭게 넘어 가질 않습니다. 어느 날 지영은 시어머니가 보낸 한약을 받고 전화를 드리지만 지영이 회사에 복귀하기 위해 대현이 육아 휴직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어머니는 화가 단단히 납니다. 게다가 시어머니는 지영의 엄마에게도 불만을 터뜨립니다. 사돈과의 통화 후 놀란 미숙은 가게를 닫고 지영을 찾아갑니다. 아픈 딸로 인해 속상한 마음을 애써 감추고 돌아서던 그때 자신의 엄마처럼 말하는 지영이를 보자 억장이 무너집니다. 집으로 돌아와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미숙은 무심코 넘겨왔던 남편의 행동을 이제는 참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지영의 상태는 가족 모두의 아픔이 되고 살펴보지 못한 죄책감까지 들게 합니다. 어쩔 수 없이 구직을 포기하고 실망감에 힘겨워하는 지영에게 대현은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냅니다. 한동안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잇지 못하던 지영은 오히려 그 모습을 지켜봤을 남편과 아이를 걱정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병원을 찾기로 마음을 먹고 그토록 바랐던 구직은 포기했지만 자신을 힘들게 했던 마음을 이제야 털어놓습니다. 그리곤 닫힌 꿈의 문을 열듯 만년필을 집어 들고 이유 없이 상처를 받아야 했던 지난날들과도 작별에 나섭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 또 내일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일상 속 작은 변화는 해 질 녘 노을을 바라보는 지영을 미소 짓게 합니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많은 '김지영'들이 한번쯤 경험했을 이유 없는 비난들과 변화하는 시대에도 유독 변치 않는 편견을 버티고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 <82년생 김지영>이었습니다.

 

2. 희생과 함께 자란 이 시대의 엄마 '미숙'

엄마 '미숙'은 구시대적 성 역할로 인해 희생됐던 전형적인 50년대생 여성으로 청계천에서 미싱을 돌려서 가족을 부양했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지 않고 상업 고등학교를 가서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해야만 했던 남성 중심의 사회 속에 희생된 개인의 삶을 살았습니다. 평생을 희생하며 살아왔지만 마음의 병이 깊어진 딸 지영을 위해 다시 한 번 자신을 희생하려는 엄마 '미숙'의 모습은 딸의 상처를 끌어안는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지영이가 자신의 엄마로 빙의하여 이제는 더 이상 희생하지 말라는 장면에서는 '엄마가 다 봐줄게'라는 전형적인 엄마의 희생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이제는 이 시대의 변화를 원하는 모두의 마음을 담아낸 이야기로 보여줬습니다. 

 

3. 영화 속 '빙의' 의미

변함없이 존재하는 혐오의 시선에 당당히 맞서는 지영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장면에서는 그 동안 빙의된 지영의 모습과는 다른 긍정적인 변화였습니다. '빙의한다'는 것은 두려움으로 인해하지 못했던 말을 다른 존재의 입을 통해 뱉어내는 것인데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기자가 되고 싶고 작가를 꿈꿨던 지영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마음에 병이 들지만 주변의 공감과 위로로 다시 자신을 찾고 동생이 반성하면서 건네준 만년필을 가지고 드디어 자기의 글을 써서 문학잡지에 자기 글이 실린 것을 확인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과 다시 마주하게 되는 엔딩이 원작과 다른 결말로써 또 다른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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